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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72 댓글 3

7.3  대학원 학위자격 시험  - 반도체 연구소 발령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선 외부에서 온 학생들에게 대학원 학위 (Ms, Ph.D) 후보생 자격시험이란 것이 있었다. 생전에 시험공부란 제대로 해본 일이 없었다. 국민학교서 중학교는 오른팔을 다쳐 겨우 글을 쓸 수 있는 상태에서 입학시험을 준비 없이 치렀고 고등학교는 학제변경으로 자동입학이 되었다. 대학은 6.25동란 부산 피난살이 때라 천막학교는 있었으나 입학시험 공부라고 따로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입학시험은 아니라도 중간시험 학기말 시험 때면 친구들이 찾아와서 시험공부 시켜달라고 해서 모여서 반은 놀다가 다음 날 그냥 가서 시험을 치곤 했다이 학교의 자격시험은 일년에 두 번으로 공과계통 학생 전부를 모아서 치러지는데 그 응시자가 900-1000명이 되었다.

자격시험은 주로 기본지식 테스트로 내 생각에도 잘 치른 것 같았다. 합격했다. 학격 발표 다음 날 나의 지도교수가 날 불러서 그의 사무실로 찾아 갔더니 자격시험에서 최고점수를 받아 일등을 했다는 것이다. 자기도 채점위원 이었는데 다른 교수들도 자기를 좋은 학생을 가졌다고 축하해 주었다며 내게 악수를 청해 왔다. 수학문제 두 개와 물리문제 하나는 특별히 까다롭게 출제해서 특별히 뛰어난 학생을 목표로 했는데 나만이 이 문제를 제대로 풀었다고 하면서 나에게 의외의 제의를 하는 것이다.

이번에 반도체 연구실을 크게 짓는데 여기에 들어오라는 권고다. 한참 칭찬을 받은 직후라 그냥 좋다고 “YES” 를 했다. 그랬더니 반도체공학이 앞으로 전자공업을 주도하고 우리의 생활도 반도체 중심이 된다고 나를 격려했으나 나는 그냥 얼떨결에 별 반응 없이 듣고 있다가 사무실에서 나왔다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다른 학생들이 나보고 잘못했다는 거다. 지금 있지도 않은 연구실에 들어가서 연구실 짓고 언제 연구, 실험하고 논문써서 졸업 하겠다는 거냐 다더우기 반도체는 물리학도 많이 공부해야 하고 어려운 학문이라고 했다. 도서관에 가서 반도체 책을 봤다. 전기과 학문하고는 너무나 다르다. Band gap, Fermi level 그리고 Hole 은 또 뭐냐내가 전기과에서 Microwave 통신, Non-linear control system 에 관한 공부만 하고 반도체 관련 공부는 안하고 있어서 이 방면은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나만이 “YES” 라고 했다. 이미 그러겠다고 한 학생들도 마음을 바꾸어 빠져 나오고 있었다.     

고민 끝에 “No” 하려고 큰 마음 먹고 용기를 내서 지도교수 방을 찾았다. 마침 강의에 나가서 방이 비어 있었다한 쪽으로는 힘든 말을 안 하게 되어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오기로 했다. 결국 다시 찾아갈 용기를 못 내서 하루 이틀 미루다가 No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나는 반도체연구소로 발령이 났기 때문이다.   계속 ‘졸업 못한다’ 는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월급이 두 배나 올랐고 좋은 직장인데도 불구하고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나는 이것이 더 잘거라고 혼자서 위로했다.  반도체 연구소의 첫 staff이 되고 생각지도 못한 내 사무실과 비서가 생겼다.  미국와서 겨우 1년이 될 때다            .  

아무것도 모르는 미국 유학 초년생이  Ohio State University Research Foundation 에서 새로 설립하는 반도체 연구소의 사실상의 설립 책임자가 된 것이다이로 부터13년 후에 대한민국 경기도 부천에 한국반도체 주식회사를 내가 내 혼자 실력으로 설립했다.

                 

 

 

 

osu lab3.png

 

 

7.4  Ohio State University Semiconductor Lab  반도체연구소 설립  

4층에 큰 교실만한 빈 방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헌 책상, 의자, 전화기가 놓여 있었다누가 오래 전에 썼던 방 같았는데 이 것이 내 방이라고 했다. 아마 전교에서 개인 사무실로는 제일 큰 방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제 정식 연구소 직원이 되었고 사무실도 생겼다. 맞아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혹시 전화라도 오면 받아야지 하는 생각에 매일 아침 이 곳으로 출근했다. 강의에 들어가는 시간을 빼고는 여기서 자리를 지켰다. 하루 종일 있어야 지나가다 호기심에 뭐 하는 곳인가 문을 열고 들여다보는 사람이 혹간 있을 정도였다.

osu lab.png

 

osu lab2.png

 

 

내 지도교수가 여기 연구소의 소장이고 내가 제일 먼저 이 연구소에 들어온 staff member인 것이다. 나의 상관인 소장을 찾아가서 무엇을 해야 되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우선 좀 기다려 보라는 거다. 그러면서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Research Foundation 에서 의과대학 부설 연구소를 짓는데 예산이 초과되어 반도체연구소 예산을 빌려 썼는데 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 팔자란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시간에 쪼달리고 잠잘 시간도 없었던 때가 불과 얼마 전 인데 지금은 돈도 더 받고 일이 없어 놀고 있으니 말이다.   나 자신도 믿기 힘들었다. 거의 한달 동안을 하는 일 없이 넓은 방만 지키고 있었는데 하루는 책상이 하나더 들어오면서 Research Foundation 에서 실무자가 파견되어 왔다  Pat Clark라는 몸집이 큰 중년 아줌마로 어제까지 의과대학 부속 연구소 설립을 끝내고 여기로 왔다고 했다. 내가 여기 설립 책임자가 되어 있고 자기는 나를 보조하는  비서라는 것이다. 나는 겁이 났다. 내가 무얼 안다고---.

  • ?
    엘에이 2023.08.07 10:38
    생전에 시험공부란 제대로 해본 일이 없었다
    다음 날 나의 지도교수가 날 불러서 그의 사무실로 찾아 갔더니 자격시험에서 최고점수를 받아 일등을 했다는 것이다.....
    항상 겸손하신 강박사님
    자신의 실력과 잠재력을 남들이 먼저 알아봐주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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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에이 2023.08.07 10:41
    미국 처음가서 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치른 시험에서 반도체 분야 연구원으로 선발되고 바로 월급도 받고 모든 것이 얼떨결이라 말씀하시지만 그만큼 실력이 뛰어났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건입니다 반도체라는 새로운 분야를 알게되고 후에 한국 반도체 산업부흥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입니다..
  • ?
    엘에이 2023.08.07 10:43
    이글을 쓰는 이순간 강박사님은 한국행 비행기 안에 계십니다. 지난 5일간 강박사님이 엘에이를 방문해서 저의 집에 머무셨습니다. 오래만에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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