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스피커의 탄생
아침 공원 산책길은 좋은 명상의 시간이다. 나는 지금 살고 있는 나의 집 바로 뒷뜰이 공원이라 대략 아침 시간 한시간 동안 이 공원을 산책한다. 그런데 어느날 산책 중에 독일 스피커 회사 MBL의 옴니다이렉셔널 스피커를 엘렉트로 스타틱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런 생각을 한 후 이런 형태의 스피커가 캐다다의 어떤 스타트업에서 이미 제품 개발을 하여 시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스피커는 6만불을 호가하는 고가 스피커다.
약간 실망을 했지만 그 일은 잊어 버리소 있었는데… 대신 풍선으로 스피커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풍선을 양 측면에서, 혹은 한쪽은 고정시키고 다른 쪽을 눌러주어 소리를 내게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결국 MBL의 그 비싼 스피커도 알고 보면 비슷한 형태이다. 풍선을 세로로 여러 쪽으로 쪼개서 각 부분을 알루미늄과 구리로 만들고 가운데 공간에는 흠음제를 넣고 한 쪽에서 보통의 보이스코일로 드라이브 하는 방식인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풍선을 그대로 사용하고 대신 이를 양 측면에서 스퀴즈 해서 소리를 내는 방식을 택하기로 하였다. 여기서 풍선 내의 공기는 그 부피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며 탄성을 제공하게 되어 마치 어쿠스틱 서스펜션의 원리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구조상 옴니다이렉셔널이 되는 것이다.
풍선 스피커제작
나에게는 몇년 전 벼룩시장에서 구입해 두었던 KEF 6인치 우퍼 B160 한 쌍이 있다. 이 유닛은 별로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몇년 지나니 써라운드가 다 망가져 버린다. 스폰지 형태의 써라운드를 사용한 스피커들은 다 이 모양이다. 써라운드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삭아서 없어져 버린다. 그래서 어차피 버릴 이 물건을 드라이버로 사용해 보기로 하였다.
먼저 삭아서 반은 없어진 써라운드를 모두 제거하고 스피커 콘도 보이스 코일 주변 까지 모두 제거한다. 보이스 코일 주변은 적당한 폭으로 남겨두어 접착제로 풍선울 붙일 수 있도록 한다. 물론 다스트 캪도 대부분 제거한다. 다만 풍선을 접착할 여유를 남겨 둔다.
풍선은 라텍스로 만든 5인치를 구입하였다. 제작회사의 이름은 일본 회사처럼 보이지만, 역시나 중국제다. 접착제를 바른 경우 풍선이 터질 염려가 있으니 미리 실험을 해 보았다. 접착제로 라텍스 재질이 녹아내리지 않나 확인해 보는 것이다. 사실은 미리 부풀려 있고 부는 부분의 꼭지가 없는 풍선이 좋지만 일단 구입하지 못하였다. 요즘 장남감 가게들이 다 망해서 문을 닫은 것이다. 이곳 홈 디포에서 파는 코릴라 수퍼글루가 접착도 튼튼하고 잘 붙는다.
스피커 프레임은 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헌 나무조각들을 주어뫃아 만들었다. 이 부분에서는 특별히 설명할 부분이 없다고 보인다. 이번에는 드라이버가 두개 밖에 없어 일단 한 쪽에서만 드라이브하는 방식을 택했다. 풍선은 고정이 완료된 후 드라이버의 스파이더가 눌리지 않을 정도가 되도록 간격을 조절해서 고정한다. 스파이더가 눌리게 되면 드라이버의 정지상태 중심점이 바뀌게 된다.
시청
풍선 내의 기압 등등, 여러가지 미세조정이 필요하지만 일단 주먹구구식으로 만든 이 세계 최초 풍선 스피커를 시청해 보았다. 음질이 특별히 좋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지만 소리가 소란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즉 스피커의 스프리어스 레스폰스가 크지 않다는 점일 것이다. 현 상태로 효율인 낮은 편인 것 같고 고역도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직 시작이니 더 많은 개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풍선을 고정시키는데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보이스 코일의 얼라인 먼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고정하는게 매우 중요하다. 소리가 안온하다는게 이 스피커의 장점일 것 같다.
1월 25일, 2021년 KYJ
